구독자님, 벌써 한 해의 마지막 12월입니다. 올해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 구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4년에도 여러분의 디자인 영감을 위해 발빠르게 트렌드를 살피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12월 CMF(Color, Material, Finish) 뉴스레터의 키워드는 ‘드림코어(Dream core)’ 입니다. 말 그대로 꿈인 듯,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분위기의 사진, 영상, 음악 등의 스타일을 말하는데요. 몽환적이면서도 어딘가 기묘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드림코어 스타일이 다른 산업 분야에서는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 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CMF 디자인 영감은 무엇일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Fashion

세계를 사로잡은 초현실주의 공간

로에베(LOEW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JW 앤더슨의 설립자인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상업적 요소와 실험적 요소들이 적절히 매칭된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로에베 2022 F/W 컬렉션’에서는 드레스 끝자락에 자동차 실루엣을 넣어 엉뚱함을 유발하고, 가죽, 펠트, 라텍스, 실크, 레진 등 다양한 소재의 의상을 통해 보는 것만으로도 촉감을 자극합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패션 브랜드들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한 판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히 상품을 직접 보는 장소를 넘어 온라인에서 느끼기 힘든 초현실적,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하이퍼피지컬 스토어(Hyperphysical Store)’라는 용어가 등장하는데요. 이는 오감을 깨우는 공간 디자인과 자동화 시스템 등을 갖춘 초현실주의 매장을 의미합니다. 자크뮈스(Jacquemus)가 선보인 ‘24/24’ 팝업스토어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콘셉트와 나이키의 협업으로 탄생한 나이키 SB 덩크 로우 ‘오렌지 랍스터’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1938년 작품 ‘랍스터 전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랍스터가 익었을때 보이는 오렌지 색상 뿐만 아니라 갑각류의 질감까지 표현했죠. 신발과 함께 제공되는 탄성 밴드는 랍스터의 앞발을 고정하는 밴드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랍스터에서 영감을 받은 신발이라니, 엉뚱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한 사례입니다.

초현실적인 패션에 쓰이는 ‘트롱프뢰유(Trompe-l’œil)’ 기법은 놀라움과 위트를 선사하는 눈속임 기술입니다. 패션에 이 기법을 처음 도입한 인물은 이탈리아 출신의 디자이너 엘사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인데요. 1930년대 샤넬과 함께 패션계를 뒤흔들며 주목을 받았던 그는 일반적인 검정 스웨터에 리본 매듭 패턴을 덧입힌 트롱프뢰유 스웨터를 선보였습니다.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와 협업하여 '서커스 드레스'와 책상 서랍을 주머니처럼 장착한 '서랍 수트' 등의 작품을 선보였어요. 또한 피카소와 함께 만든 손톱 모양의 장갑과 장 콕토가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재킷도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힙니다.

Product

네덜란드 디자이너 마르얀 판 아우벨(Marjan van Aubel)은 창문에 설치해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태양광 조명 ‘선(Sunne)’을 개발했습니다. 이 조명은 광전지와 통합 배터리를 탑재하여 하루 종일 충분한 에너지를 저장해 밤에 방을 밝힐 수 있어요. 조명은 석양 시점에 따라 자동으로 켜지는데, 새벽의 오묘한 빛, 신선한 낮의 햇빛, 감동적인 노을의 빛 세 가지 모드로 색을 정할 수 있습니다. 수평선을 연상케 하는 직사각형 디자인에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신비롭고 몽환적인 감성을 담아내 드림코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플라즈마 입자가 지구의 대기권 상층부 자기장과 마찰하여 발생하는 오로라 현상은 꿈과 현실이 어우러진 듯한 광경을 선사하며 드림코어만의 분위기를 잘 보여줍니다. '리모와(Rimowa)'가 출시한 한정판 수트 케이스는 오로라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습니다. 알루미늄과 PC 소재로 만들어진 이 제품은 블랙 아노다이징 위에 그린과 바이올렛 색상이 오로라 패턴으로 코팅되었어요. 

히다는 몽환적인 감성을 구현하기 위해 'UV 임프린팅'으로 처리된 플라스틱 시트를 사용하는 '필름 인서트 몰딩(Film Insert Mold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일반적인 인서트 몰딩 기술보다 큰 제품의 제작이 가능하며, 투명한 디스플레이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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