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패션계를 중심으로 ‘올드머니(Old Money)’룩이 인기를 끌고 있죠. 조용한 럭셔리, 스텔스 패션, 은근한 럭셔리 등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어요. 집안 대대로 부유한 삶을 사는 상류층의 패션 스타일을 뜻하는데요. 브랜드 로고를 감추고, 유행보다는 품질과 고급 소재, 디테일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 3년간의 팬데믹, 전쟁, 기후 변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면서, 소비자들은 좋은 소재를 바탕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또한 신흥 재벌들에 대한 반감과 부의 양극화로 좌절을 느낀 일부 사람들이 최상류층의 삶을 동경하게 됐다는 해석도 있어요.

히다(hïda)의 9월 CMF(Color, Material, Finish) 뉴스레터의 키워드는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로 선정했습니다. 파트1에서는 이 키워드가 패션과 프로덕트 산업 전반에 CMF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Fashion

새로운 차원의 럭셔리

미국 HBO에서 방영한 드라마 ‘석세션(Succession)’은 미디어 재벌가의 암투를 그린 작품인데요. 작품의 내용만큼이나 등장 인물들의 조용한 럭셔리 패션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 ‘소피아 리치(Sofia Rich)’, ‘켄달 제너(Kendall Jenner)’, ‘카일리 제너(Kylie Jenner)’와 같은 유명 인물들의 최근 패션 스타일은 클래식하고 우아한 실루엣에 자연스러운 색감이 돋보입니다. 

화려한 패턴이나 디자인을 지양하는 흐름은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로로피아나(Loro Piana)'는 기본에 충실한 실루엣과 완성도 높은 디테일, 최고급 소재로 가치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Hermès)'는 브랜드 고유의 소재 가공 방식과 함께 컬러와 디테일에 중점을 두어 로고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영원한 클래식을 상징하는 ‘101801 코트’로 유명한 ‘막스마라(MaxMara)’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이 캐시미어 코트는 성공한 여성의 필수 아이템으로 불리며, 1981년에 처음 제작된 이후로 디테일이 수정된 적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이 코트는 푼티노(Puntino)로 불리는 특유의 스티치가 인상적이에요. 

Product

스웨덴의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 '뱅&올룹슨(Bang & Olufsen)'은 브랜드 로고가 눈에 띄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소재와 정교한 마감 처리를 통해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가치를 제공합니다. 최근 BEOLAB 시리즈 제품들은 미니멀리즘과 실버 중심에서 럭셔리 쪽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제품들을 통해 패브릭, 금속, 나무를 어떻게 다루고 조화롭게 매칭시켰는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1906년에 설립된 독일의 럭셔리 브랜드 '몽블랑(Montblanc)'은 처음에는 고급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1990년대부터 한정적으로 고가의 만년필을 생산하며 명성을 얻기 시작했어요. 대표작인 ‘마이스터스튁(Meisterstück)’부터 애플의 마크 뉴슨(Marc Andrew Newson)이 디자인한 'M' 까지, 만년필 제품들은 고급스러운 CMF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블랙과 금속의 조화를 선택했습니다. 이 만년필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알코올에 용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진 PMMA 계열의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며, 소재의 성형과 가공의 어려움이 있지만 변형이 적어 몽블랑의 명성에 어울리는 CMF로 평가됩니다.

이번 CMF 뉴스레터 '조용한 럭셔리(part.1)’는 어떠셨나요?

hïda팀은 매달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조사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깊은 고민을 거쳐 CMF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답니다. 뉴스레터 감상평과 주제 추천, 제안 등을 여기에 자유롭게 남겨주시면 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협업 문의 : hida@hidalab.com